이외수의 소통법_여자도 여자를 모른다.

분류: 북까페 작성일: 2012. 9. 25. 18:43 Editor: Eco_Hong

왜 반드시 대학을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고작 입에 풀칠을 할 목적 하나로 수많은 밤들을 지새우면서 문제집을 풀고, 허구한 날들을 불안과 초초로 마음을 줄이면서 이력서를 작성하고, 합격자 발표가 있을 때마다 좌절과 울분 속에서 깡소주를 마시고, 어쩌다 운좋게 직장이라도 얻게 되면 낙오병이 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눈치를 보고, 끊임없이 아부를 하고, 끊임없이 굴욕을 참아내면서 살아야 한다면 도대체 인생은 얼마나 허망한 것이냐.

'멋있는 남자 하나 소개시켜 주세요.'

여대생 하나가 격외용을 찾아와 멋있는 남자 하나를 소개시켜 달라고 간청했다.

'어떤 남자가 멋있는 남자인가'

격외옹이 물었다.

'일단 잘 생겨야 하고요. 일류대학 출신에 재력이 있는 집안, 장남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바람둥이는 싫고요. 저만 사랑해야 되요. 당연히 안정된 직장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요. 기끔은 같이 외식도 하고 영화도 보러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월 수입이 오백 이상은 되어야 겠지요. 다정다감한 성격에 근면성실한 남자, 유머 감각은 필수고요. 무엇보다도 저와 대화가 잘 통 할 수 있어야 해요.'

격외옹이 여대생에게 말했다.

"그럼 이제부터는 학생이 그런 남자를 만나기 위해 어떤 소양을 쌓았는지 있는 대로 한번 열거해 보시게"

그러나 여대생은 고객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성간의 사랑은 단순히 물질적 조건이나 외형적 조건의 부합만으로는 성립되지 않는다. 처음에는 그것들에 의해서 관계를 형성할 수도 있지만 나중에는 정신적 조건이나 내면적 조건의 부합을 갈구하게 된다.

인간이 간직하고 있는 마음의 크기는 자기 내부에 무엇을 키우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미움과 이웃하는 감정들을 키우는 동안에는 마음이 한정없이 협소해지고 사랑을 이웃하는 감정들을 키우는 동안에는 마음이 한정없이 광대해진다.

☞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이외수의 소통법)를 읽으면서 일부 발취 / Johannes van Do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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